힘겨운 가능성 :: 한, 정훈

시편 46 본문

종교적인 너무도 종교적인

시편 46

한, 정훈 2014. 6. 24. 18:14

어찌해야 좋을지 모를 때, 생각을 멈추고 의식을 가라앉히라. 컴퓨터를 두드리듯 머리를 굴리는 그 모든 사고를 정지하고, 내 심령 깊은 곳에서 하나님이 친히 역사하시도록, 가만히 정좌하여 기도하는 수련을 쌓으라. 그냥 멍하니 앉아 있으라는 소리 아니다. "나는 모르겠으니 하나님이 알아서 하십시오."도 아니다. 의식과 판단을 정지한다는 것은, 오히려 더 깊은 차원의 정신집중과 긴장을 필요로 한다. 한밤중 내내 엎드려 떼를 쓰듯 기도하라는 말이 아니다. 오히려 내 생각이 하나님의 지혜를 가리지 않도록 삼가고, 내 뜻이 하나님의 뜻을 덮지 않도록 조심하라. 이것이야말로 신앙 안에서 우리가 수련해야 할 영성훈련이요, 바른 기도의 자세인 줄 믿는다.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때야말로 가만히 있을 때이다. 살아가는 동안, 이럴까 저럴까 판단이 서지 않을 때 있거든, 정말 죽느냐 사느냐 하는 절박한 고비에 처할 때 있거든, "너희는 멈추고, 내가 하나님임을 알라"고 하신 오늘 이 말씀을 기억해주기 바란다. 그럴 때 하나님은 우리가 미처 생각지 못한 지혜를 주시고, 우리 힘으로는 상상도 못 했던 능력을 더하여 주실 것이다.


강일상 <불고 싶은 대로 부는 바람> 91.


가만히 있으라고 할 때야말로 가만히 있지 않을 때이고,

가만히 있을 수 없는 때야말로 가만히 있을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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