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가능성 :: 한, 정훈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 본문
아시겠지만 저는 <타인이 천국이다>라는 제목의 책을 썼습니다. 나는 지옥이란 자기 자신이며 자신 속에 갇히는 것이고, 우리가 타인을 바라보고 타인의 말에 귀를 기울이는 날 천국이 열리고 시작된다고 절대적으로 확신합니다.
- 엠마뉘엘 수녀 <나는 100살,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얼마나 많은 기독교인들이 영접기도 후에도 지옥에 또 지옥을 사는지 모른다.
반대로,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영접기도 없이도 천국에 또 천국을 사는지모른다.
파커 파머의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을 다시 보는데 ‘?’ 해두었던 구절이 이제야 이해가 된다.
그런데, 웃프다.
깨달아서 기쁘지만 목자 없는 양 같은 사람들이 떠올라 슬프다. 다음이 문제의 구절이다.
예수님 안에서 인격적 진리의 패러다임을 발견하기 위해 반드시 그분을 구세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진리는 인격적이라고 말하는 것은 각 개인의 심장부에 있는 진리의 형상을 긍정하는 것이다. 그의 신조나 소속된 조직이 무엇이든 상관없이 말이다. 실로 진리가 인격적이라면, 신조나 제도는 모든 인간의 심장부에 박동하고 있는, 진리를 추구하는 삶을 보호해 주는 객관화된 외피일 뿐이다.
- 파커 파머 <가르침과 배움의 영성>
오래 전에 비전이 뭐냐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 다소 엉뚱하지만 이렇게 대답했다. “한여름 파카를 입고 땀을 줄줄 흘리고, 온몸에 땀띠가 돋았는데도 억지로 웃는 사람들 옷을 벗겨 주고 싶습니다.” 지금 누군가 비전을 묻는다면 다르게 대답을 하겠지만, 표현이 다를 뿐 근본적인 맥락은 같다.
그래서 이솝우화에 나오는 해님과 바람의 내기 이야기를 좋아한다. 억지로 옷을 벗길 수는 없다. 다만 신에게 햇살이 될 가능성을 선물 받았다. 때문에 오늘에 자족한다. 그리고 삶의 물음에 응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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