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가능성 :: 한, 정훈
불편한 존재 본문
새벽 예배 끝나고 차량운행을 마치면 유치원 차량운행하기까지 2시간 정도 시간이 있다. 잠들면 일어나기가 많이 힘들어서 헬스를 다닌다. 헬스를 가지 않는 날 잠을 자면 다시 일어나기가 정말 힘들다.
물론 푹 자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잠깐 자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을 한다. 깊이 잠들면 깨기 힘들다. 아예 밤에 자는 게 아니라면 낮잠이든 뭐든 깊이 자면 오히려 더 피곤하다.
불편한 존재가 된다는 건 어쩌면 축복이다. 깊이 잠든 육체를 깨우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나를 깊이 잠들지 못하게 하는 불편한 존재는 어쩌면 나에게 가장 소중한 존재다. 반대로 깊이 잠들 게 하는 달콤한 편안함은 독이다.
누군가에게 불편한 존재가 된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불편한 존재는 꼭 필요한 존재다. 말씀이 달다고 하지만 나를 깊이 잠들게 하는 해석은 좋지 않다. 우리는 말씀을 통해 잠을 방해하는 '불편한 해석학'을 취해야 한다.
예수는 불편한 존재다. 편안하게 살 수 없게 하고, 자꾸만 거슬리게 하는 가시같은 존재다. 그래서 꼭 필요하고, 영생으로 인도한다. 어제는 419였다. 오늘은 장애인의 날이다. 불편한 존재가 있기에 민주주의가 살아 있고, 사회가 썩지 않는다.
진리에 대한 순종은 저항정신 없이는 이룰 수 없다. 불편한 예수의 존재가 우리의 모범이다. 민주주의란 나무는 피를 먹고 자란다는 말이 떠오른다. 불편한 존재가 될 때 생명이 자란다.
이땅에 모든 불편한 존재에게 빚진 마음이다. 당연한 건 하나도 없다. 누군가 불편한 존재가 되는 희생을 했으므로 모두가 누리며 산다. 기꺼이 불편한 존재가 되면서도 거칠어 지지 않는다면 생명과 평화가 임한다는 믿음이 있다.
그리스도인이 된다는 건 기꺼이 잠을 깨우는 불편한 존재가 되는 것이다. 그래야 구원이 있다. 그래야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 천국에 눈물이 없는 까닭은 누군가 눈물이 되었기 때문이다. 거저 얻어지는 것은 없다.생명도 평화도.
불편한 존재가 되는 길이 예수의 길이라 믿고, 그 좁은 길을 걷는 모든 이들에게 주님의 은총이 있기를... 그들의 희생이 부활의 소망으로 화알짝 피어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