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가능성 :: 한, 정훈
세 번째, 가을 편지 본문
도종환 시인이 <부드러운 직선>이란 시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 '뒷산의 너그러운 능선과 조화를 이룬/ 지붕의 부드러운 선을 보라 한다/ 어깨를 두드리며 그는 내게/ 이제 다시 부드러워지라 한다' 시인이 옛집을 보고 지은 시라고 합니다.
하루하루 사는 일이 가끔 무수히 많은 직선을 긋는 일처럼 느껴질 때가 있습니다. 어떠한 낭비도 없이 목적지를 향해 가장 빠르게 가라고 부추깁니다. 남도 그렇게 하지만 저 스스로 못마땅해할 때도 잦습니다.
자로 대고 그은 것처럼 완벽한 직선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우리가 그릴 수 있는 직선은 부드러운 직선뿐입니다. 그런데 공장에서 기계로 찍어낸 것은 재미없이 다 똑같은 모양이지만 손으로 만든 것은 그렇지가 않습니다.
사람은 하나님의 작품입니다. 공장에서 찍어낸 걸 작품이라 부르지는 않습니다. 그러니 한 사람 한 사람 생김새며 사는 맵시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 삶에 작은 굴곡이 있는 것은 우리 존재를 하나님이 직접 손으로 빚으시기 때문입니다.
가족들과 오순도순 모여 송편을 빚으면서 하나님께서 사랑하는 사람, 한 사람 한 사람을 어떻게 빚어가시는지 깨닫는 축복도 누리시길 바랍니다. 고운 명절 보내시고, 둥근 달처럼 꽉 찬 평화 누리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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