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겨운 가능성 :: 한, 정훈
기성 세대 본문
바쁘게만 살아봤지 게으르게 한 번도 살아본 적 없고, 모든 지 열심히 했지 한 번도 탈선해 본 적 없는, 실패보다는 성공을 훨씬 많이 했고, 혹시 실패했더라도 늘 흐트러지지 않고 잘 추스르고 일어났던 그래서 늘 자신에게 떳떳한 사람들, 신이 늘 자신의 편이었다고 확신하는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사람들에게 쏟을 영혼이 없어 기술로 사람을 대하고, 똑똑한 체는 혼자 다 하지만 아첨-하는 사람-에 날마다 속고, 마지못해 거절하는 척 하면서도 번지르르한 자리면 입이 다물어 지지 않는, 무식하면서도 남을 통제하기를 좋아하는.... 그러면서도 진실한 성찰 한 번 못해 보고, 혹 누가 바른 소리라도 하면 영영 담쌓고, 다 그렇게 사는 거라고 너는 뭐 특별하냐고 언죽번죽 언성 높이는 사람들에게 바칩니다.
당신은 나름 순수한 마음으로 세상에 기여하고 싶은 젊은이들의 천적입니다. 당신의 이름은 기성세대입니다. 기존질서입니다. 지긋지긋합니다. 당신의 그 무지와 독선. 아십니까? 당신은 갑갑한 분입니다. 당신은 믿고 따를만한 권위가 아니라 늘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사는 권력이라는 사실을 아십니까?
스스로 약하고 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그걸 인정하기는 싫어하는, 이따금 찾아오는 정신의 혼란을 견디지 못하는, 내가 여기서 뭘 하고 있는 건지 서러워서 목메다가도, 책임져야 할 가족이 있어서 또 한 번 참는, 지지말자 오늘을 살자 아무리 외워도 무너지는 정신을 넋 놓고 바라보는 것밖에 할 게 없는, 평범한 직장인이 되는 꿈을 꾸었지 별 나게 사는 걸 한 번도 꾸어 오지 않은... 내가 쓰는 건지 네가 쓰는 건지...
정신이 몹시 혼란스럽다. 때가 되면 이 권력에서 해방되고 싶다! 나도 기성세대가 되겠지 이런 생각을 하니까 몸에 소름이 돋고, 쌍욕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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